집으로 가는 길은 남쪽으로 내려가던 길보다 길었다.
첫날 요셉은 아내와 아들보다 앞서 걸었다. 걸음걸이가 예전 같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다른 길손들은 알아채지 못했다. 마리아는 알아챘다.
마리아는 남편 뒤에서, 아들 곁에서 걸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먼지는 똑같은 먼지였다. 이제 소년은 그게 거슬리지 않았다.
사흘째 되는 날 그들은 나사렛에 닿았다.
소식이 그들보다 먼저 와 있었다. 온 마을이 이런저런 모양으로 그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이, 학자들, 배운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만든 질문들. 드디어 갈릴리 나사렛에서 큰 선생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웃들이 골목에서 그를 붙들었다. 팔을 만졌다. 얼굴을 뜯어보았다.
그는 웃으며 묻는 말에 공손히 대답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요셉이 문을 닫고 거기에 등을 기댔다.
“거참.” 그가 말했다. “이거 한동안 가겠구나.”
저녁을 먹기 전에 요셉은 혼자 평평한 바위로 갔다.
그는 두 손을 무릎 위에 가만히 얹고 앉았다. 하늘은 식어 가는 쇠붙이 빛깔이었다. 열두 해 동안 이 아이의 아버지였다. 이집트에서 나오는 배에 이 아이를 안고 올랐다. 손 쓰는 법을 가르쳤다. 수평 잡는 법을 가르쳤다. 자기 아버지가 자기를 가르쳤던 이 마을로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다. 하나님이 뜻하신 무엇이든 될 수 있도록.
그런데 그 아이가 성전 뜰에 서서 다른 아버지를 불렀다.
요셉은 그 소식을 궂은 날씨 받아들이듯 받아들였다. 하늘이 바뀔 때까지 그냥 그것과 함께 앉아 있었다.
그러고는 일어섰다.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저녁, 어린것들이 잠든 뒤 요셉은 아이를 작업장 뒤 평평한 바위로 데려갔다.
둘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하늘이 맑았다. 별들이 북에서 남으로, 쏟아 놓은 밀가루처럼 빽빽하게 깔려 있었다.
“예루살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겠다.” 요셉이 말했다.
예슈아는 무릎을 끌어안았다. “저도 다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말해 봐.”
“가르치는 뜰에 앉아 있는데, 늘 품고 다니던 질문들이 갑자기 급해졌어요. 더는 붙잡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
“학자들이 너를 무서워했다더라.”
“제가 무섭게 한 거예요. 제가 아니라 제가 묻는 게요.”
요셉은 손안에서 조약돌을 굴렸다. “네 엄마는 네가 네 아버지 얘기를 했다고 생각하더라. 내가 아닌 아버지.”
“했어요.”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말이냐.”
“이제 조금씩 알아 가고 있어요.”
조약돌이 다른 조약돌에 딸깍 부딪혔다. 밤벌레 소리가 침묵을 메웠다.
“나는 네 아버지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요셉이 말했다. “내가 아는 걸 알면서. 내가 모르는 걸 모르면서.”
“아버지는 제가 태어난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제 아버지였어요. 두 번 재고 자르라고 가르쳐 주신 분이요. 결을 따라 일하라고. 내 뜻대로 억지로 만들기 전에 나무가 뭘 원하는지 먼저 들으라고.” 예슈아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흔들림이 없었다. “제가 또 무엇이든, 저는 아버지 아들이에요. 아버지 아들이고 싶어요.”
요셉의 손이 그의 어깨를 찾아 거기 머물렀다.
한참 뒤에 그가 말했다. “조심해야 할 거다.”
“알아요.”
“할 수 있겠냐.”
예슈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발아래 어두운 골짜기를 내려다보았다.
“해 볼게요.”
요셉은 그를 가만히 보았다. 아이가 하는 말과 아이가 해낼 수 있는 것 사이의 틈을 쟀다. 그 틈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그래.” 그가 말했다. “그래.”
작업장이 기억보다 작게 느껴졌다.
고작 세 주 떠나 있었는데 늘 보던 연장들이 달라 보였다. 벽에 기대 쌓아 둔 만들다 만 물건들. 어린 시절 내내 배경처럼 깔려 있던 백향목과 쇠 냄새.
요셉이 대패를 건넸다. 손바닥에 실리는 무게. 손에 꼭 맞게 닳은 손잡이.
“주문이 밀렸다. 로마 사람들이 새 목욕탕에 들일 가구를 원해.”
“제가 도울게요.”
둘은 나란히 일했다. 대팻밥이 둥글게 말려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그 일에 몸을 맡겼다. 나무의 정직함. 그의 얼굴에서 무슨 징조라도 찾으려는 이웃들의 눈길이 여기엔 없었다.
대패가 움직이고 손이 움직였는데 마음은 자꾸 성전으로 갔다. 휘장. 나는 그 글을 쓰신 분께 귀를 기울입니다라는 말에 늙은 선생의 얼굴. 주랑에 내려앉던 침묵.
요셉이 그를 힐끗 보았다. “너 지금 여기 없구나.”
예슈아는 내려다보았다. 판자가 움푹 패어 있었다. 손바닥에 힘이 너무 들어갔던 것이다.
“죄송해요.”
“죄송할 거 없다. 그냥 여기 있어.” 요셉은 판자를 받아 들고 엄지로 팬 자리를 쓸었다. “지금은 이게 네 삶이야. 이 방. 이 일.”
그는 팬 판자를 못 쓰는 것들을 두는 선반에 올려놓았다. 다음 판자를 손바닥으로 쓸었다. 그러고는 반쯤 혼잣말로, 거의 나무에게 하듯 말했다. “나무는 우리보다 먼저 여기 있었다.”
그는 새 판자를 집어 들고 다시 시작했다. 이번엔 더 천천히. 숨을 대패질에 맞추면서.
대패가 움직였다. 대팻밥이 말렸다. 빛이 바닥을 가로질러 옮겨 갔다.
몇 주가 지났다. 말들은 잦아들지 않았다.
마리아는 그를 지켜보았다. 우물에 갈 때도 지켜보았다. 회당에서 말할 때도 지켜보았다. 아이가 사람들 앞에서 입을 열 때마다 숨을 죽이고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는 그걸 다 보았다. 자기가 방에 들어서면 환해지는 엄마의 얼굴. 아무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축 처지는 엄마의 어깨.
어느 저녁 요셉은 부엌 문간에 멈춰 서서, 마당 건너 아이를 지켜보는 마리아를 지켜보았다. 마리아는 뒤에 선 요셉을 보지 못했다. 요셉은 마리아의 얼굴을 보았다. 입꼬리가 살짝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값을 치르면서 희망 하나를 붙들고 있는 여자의 작은 움직임이었다.
요셉은 들어가지 않았다. 작업장으로 돌아가 등불 아래서 한 시간을 더 일했다.
그는 그 일을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다. 아내도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자기들이 지켜보고 있는 게 무엇인지, 둘은 아직 그걸 부를 말을 찾지 못했다.
어느 안식일, 예배가 끝난 뒤 하잔이 그를 불러 세웠다.
아이들이 나갔다. 어른들도 나갔다. 하잔은 회당 앞쪽, 두루마리를 펼쳐 놓은 낭독대 곁에 서 있었다. 예슈아는 막 요셉을 따라 나가려던 참이었다.
“예슈아.”
그가 돌아섰다.
하잔은 두루마리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한 대목이 있다. 한 주 내내 그걸 붙들고 있었어. 에스겔. 병거.”
“네.”
“바퀴 안의 바퀴. 테두리에 가득한 눈. 네 얼굴.” 하잔이 고개를 들었다. “너는 이게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냐.”
주랑이 그의 가슴 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스라엘의 원로 선생들 입을 다물게 했던 소년. 그리고 지금 눈앞에 선, 그에게 글을 가르쳐 준 사람.
예슈아는 두루마리를 보았다. 하잔을 보았다.
“네 얼굴은 그룹들이에요. 바퀴는 보좌고요. 그 보좌는 주님 뜻하시는 곳으로 움직여요.”
그는 거기서 멈췄다.
하잔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예슈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이가 더 할 말이 있었다. 아이가 그 말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는 게 보였다. 하잔의 손이 두루마리 쪽으로 올라가다 멈췄다.
그는 두루마리를 말았다. 그걸 낭독대에 내려놓았다.
“고맙다.” 하잔이 말했다. 그는 다시 고개를 들지 않았다.
예슈아는 회당을 걸어 나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아버지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는 산마루의 평평한 바위에 혼자 앉았다.
다섯 살 때부터 이곳을 올랐다. 바람은 변하지 않았다. 발아래 골짜기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입을 열었다.
누구에게 말하는지는 알았다. 아버지께서 다음에 무엇을 요구하실지는 몰랐다. 말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동안 바람이 바위 위를 지나갔다.
“버티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동안은요. 그렇지만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시는지는 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셔야 해요.”
산마루 아래 올리브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지나갔다.
그는 기다렸다.
더 오래 기다렸다.
그러고는 일어나 언덕을 내려와 어머니의 집으로 걸어갔다.
어느 날 밤늦게 요셉이 그를 찾아왔다. 집 안은 조용했다. 어린것들은 잠들어 있었다.
“돈을 좀 모아 두고 있었다.” 요셉이 말했다. 그는 작업장 의자에 앉아 손바닥을 무릎에 문질렀다. “네 공부를 위해서. 예루살렘에 학교가 있어. 가말리엘이 거기서 가르친다.”
예슈아는 갈고 있던 끌에서 눈을 들었다.
“네가 열다섯이 되면.” 요셉이 말했다. “제대로 공부하는 거야. 거기서 지내면서. 몇 년이 될 수도 있고.”
“얼마나 오래 모으셨어요.”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끌은 이미 충분히 날카로웠다. 그는 계속 갈았다.
작업장 구석, 쇠 연장들 위 선반에 나무 뚜껑을 덮은 진흙 항아리가 있었다. 요셉이 긴 하루를 마치고 들어올 때 이따금 그 뚜껑을 만지는 걸 예슈아는 본 적이 있었다. 들어 올리는 건 한 번도 못 봤다.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몰랐다.
이제는 알았다.
“거기 학자들은 너한테 도전할 거다.” 요셉이 말했다. “너를 몰아붙일 거고. 넌 참을 필요가 없을 거야.”
아버지 목소리에 담긴 희망.
예슈아는 끌을 내려놓았다. “이걸 다 저를 위해서 하신 거예요?”
요셉이 웃었다. 얼굴 전체가 달라지는 그런 웃음이었다.
“좋아. 해 보자.”
그는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어깨를 펴고 작업장을 나갔다. 더 가볍게.
예슈아는 마지막 빛 속에서 마당을 가로질러 가는 아버지를 지켜보았다.
그는 선반 위 진흙 항아리를 보았다. 몇 해 동안의 대팻밥.
그는 그 일을 두고 기도하지 않았다. 다른 대답을 구하지도 않았다.
그는 끌을 무릎에 놓고 작업장에 앉아, 그 마음이 그냥 그 마음 그대로 있게 두었다.
그해 겨울 마리아가 한 번 엘리사벳 이야기를 꺼냈다.
빵 반죽을 치대다가 접던 손이 중간에 멈췄다. 그녀는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엘리사벳이 소식이 뚝 끊겼다. 네 사촌 엄마 말이야. 일 년 넘게 아무 기별이 없어.”
예슈아는 나무 그릇을 손에 들고 식탁에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으려다가 그만두었다.
“그 아이는요.” 그가 말했다.
“부모랑 집에 있겠지. 편지를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녀는 다시 반죽으로 돌아갔다. 그는 더 묻지 않았다.
이제 열세 살. 달들이 흘러갔다. 가을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봄으로.
그는 일했다. 공부했다. 조용한 저녁이면 수금을 탔다. 마리아는 문간에 멈춰 서서 한 손으로 옷깃을 여민 채 듣다가, 노래가 끝나기 전에 안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는 키가 컸다. 일 때문에 손이 굵어졌다. 목소리가 내려앉아 자리를 잡았는데, 그 목소리로 말하면 별말 아닐 때에도 이웃들이 고개를 들었다.
어느 깊은 밤 요셉은 등불을 낮게 켜 놓고 작업장에 혼자 앉아 있었다. 식구들은 집에서 자고 있었다. 그는 높은 선반의 진흙 항아리에서 나무 뚜껑을 들어 올리고, 주머니에서 그날 번 동전을 꺼내 세어 넣었다.
항아리는 반이 조금 넘게 차 있었다.
아이는 벌써 그와 키가 거의 같았다.
그는 뚜껑을 다시 덮고 항아리를 선반 위, 그의 손이 늘 돌아가던 그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는 등불을 끄지 않았다. 등불 아래 의자에 앉아 항아리를 바라보았다.